
1. 줄거리 소개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는 사랑, 이별, 그리고 삶의 덧없음을 담담하게 그려낸 멜로드라마입니다. 주인공 정원(한석규 분)은 작은 동네에서 사진관을 운영하는 독신 남성으로, 조용하고 평범한 일상을 살아갑니다. 그러나 그는 사실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습니다. 병을 앓고 있는 정원은 자신의 남은 시간이 많지 않음을 알고 있지만, 담담하게 받아들이며 일상의 소소한 행복을 느끼려 노력합니다.
정원의 일상은 어느 날 주차 단속원 다림(심은하 분)이 찾아오면서 변화를 맞이합니다. 활기차고 밝은 성격을 가진 다림은 처음에는 정원과 티격태격하지만, 점차 둘 사이에 특별한 감정이 싹트게 됩니다. 다림은 정원의 사진관을 자주 찾아오며 그의 따뜻한 성품과 세심한 배려에 마음이 끌립니다. 정원 역시 다림의 순수한 모습에 위로를 받고 그녀와 함께하는 시간을 소중히 여깁니다.
하지만 정원은 자신의 병과 가까워지는 죽음 앞에서 다림에게 진실을 알리지 못합니다. 그녀의 삶에 부담을 주고 싶지 않다는 이유로 감정을 숨기며 그녀와 거리를 두려 합니다. 정원은 다림과의 관계가 깊어질수록 행복과 슬픔이 교차하는 복잡한 감정을 느낍니다.
정원은 자신의 삶을 정리하며 가족과 친구, 그리고 자신에게 소중한 사람들과의 기억을 사진과 편지로 남깁니다. 그는 다림과 함께한 시간이 짧았지만 소중했음을 깨닫고, 그녀에게 진심 어린 사랑을 느끼며 조용히 이별을 준비합니다.
영화의 마지막, 정원은 다림과의 추억을 가슴에 품고 조용히 세상을 떠납니다. 다림은 그가 남긴 사진 속에서 그의 사랑과 따뜻함을 느끼며 살아갑니다.
8월의 크리스마스는 화려한 장식이나 극적인 서사가 없지만, 삶의 유한성과 사랑의 소중함을 섬세하고 아름답게 그려내며 관객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2. 리메이크
일본에서 2005년에 리메이크되어 개봉했습니다. 나가사키 슌이치 감독이 작품을 맡았으며, 야마자키 마사요시가 '히데토시'(정원) 역을, 세키 메구미가 '유키코'(다림) 역을 연기했습니다.
'방구석 1열'이라는 프로그램에 나온 정보에 의하면 한국의 작품들 중 일본 영화에 가장 어울리는 절제된 연기를 선호하는 성향과 맞물려 당시 일본에서 대박이 난 한국 영화였고 그 탓에 작품의 제작권을 얻고자 각지에서 한국 쪽에 오퍼를 넣기 위한 수소문을 하며 경쟁할 정도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결과 변영주와 인맥이 있던 리메이크 촬영감독이 변영주의 도움을 받아 오퍼를 넣는 데 성공함으로써 제작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합니다. 여자 주인공 유키코의 직업은 초등학교 교사로 바뀌었고, 몇몇 장면들이 추가되기도 했습니다. 예를 들어, 히데토시가 소꿉친구와 사진관에서 대화하는 장면을 보고 유키코가 직접적으로 질투를 하거나 쓰러지는 장면 등이 나옵니다. 결정적으로 마지막에 히데토시의 죽음에 대해서 아는 듯 보입니다. 원작에서는 편지를 읽지 못하지만 일본판에서는 편지를 읽습니다. 또한 시대상이 바뀌면서, 정원이 아버지한테 가르치는 것이 'VHS 작동법'에서 'DVD 작동법'으로 바뀌거나, 다림이 쓰는 카메라가 디지털카메라로 바뀌었다는 것 정도도 다릅니다.
3. 오디오 드라마
여성향 로맨스 오디오 플랫폼 플링 앱에서 2022년 12월 23일에 오디오 드라마 버전으로 재탄생되어 공개됐습니다. 장성호가 정원 역을 맡았고 성우 김보나가 다림 역을 맡았습니다. 이 외에 주요 인물인 철구 역에는 이창민, 효정 역에는 이자영 성우, 정원의 가족 중 아버지는 강구한 성우, 여동생에는 김율 성우가 연기했습니다. 오디오 드라마 버전의 8월의 크리스마스는 오디오의 특성을 디테일하게 살려내어 특유의 레트로 감성을 잘 표현해 냈습니다. 영화를 보지 않은 청자라도 한 번에 이해하고 드라마를 즐길 수 있을 정도로 사운드적인 디테일에 굉장히 신경을 쓴 편입니다. 특히 정원 역을 연기한 장성호 성우의 한석규스러운 목소리는 마치 영화를 듣는 것처럼 자자연스럽습니다.
오디오 드라마를 위한 각색이 이루어졌기 때문에 원작과 비교해 삭제된 장면들이 꽤나 있습니다. 하지만 핵심장면들을 잘 뽑아내 원작의 감성을 충분히 전달하고 있습니다.
여러모로 원작 팬들이라면 들어보면 좋을 오디오 드라마임은 분명합니다. 오디오로만 접했을 때의 색다른 경험을 하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