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올드보이 줄거리 소개
박찬욱 감독의 복수 3부작 중 두 번째 작품으로, 강렬한 서사와 충격적인 반전이 돋보이는 한국 영화사 대표작 중 하나입니다.
평범한 회사원 오대수(최민식)는 어느 날 이유도 모른 채 납치되어 감금됩니다. 그는 15년 동안 작은 방에서 TV를 통해 세상과 단절된 채 살아가며, 감금 이유와 누가 자신을 가뒀는지 알 수 없어 괴로워합니다. 감금 중 TV를 통해 자신의 아내가 살해됐고, 자신이 용의자로 몰렸다는 소식을 접하며 복수를 다짐합니다.
15년 후, 오대수는 갑자기 풀려나고, 그를 감금했던 미스터리한 남성 유지태(우진)가 나타나면서 이야기는 새로운 국면을 맞습니다. 우진은 대수에게 복수를 위한 게임을 제안하며, 대수에게 그를 감금한 이유를 알아내라는 조건을 걸고 시간을 제한합니다. 대수는 단서를 추적하며 자신의 과거와 얽힌 비밀을 파헤치기 시작합니다. 조사 과정에서 대수는 젊은 초밥 요리사 미도(강혜정)를 만나 서로 가까워지며 동행합니다. 하지만 대수는 점차 자신이 풀어야 할 수수께끼가 단순한 개인적인 복수의 문제가 아니라, 과거에 자신이 저질렀던 잘못에서 비롯된 것임을 깨닫습니다.
결국, 우진이 대수에게 복수를 감행한 이유가 밝혀지며 영화는 충격적인 결말에 도달합니다. 우진의 복수는 대수가 학창 시절 우진과 그의 여동생 사이의 금기된 관계를 떠벌렸던 과거 사건에서 비롯되었고, 이로 인해 우진의 여동생이 자살하게 된 사실이 드러납니다. 우진은 대수를 감금하고 그의 삶을 조작하며 극한의 복수를 설계한 것입니다.
영화는 복수의 끝없는 악순환, 인간의 욕망과 도덕성, 그리고 기억의 잔혹함을 탐구합니다. 충격적인 전개와 반전, 최민식과 유지태의 강렬한 연기, 그리고 박찬욱 감독 특유의 미장센은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며, 명작으로 자리매김하게 했습니다.
2. 엔딩해석
엔딩 장면의 의미가 아직까지 논란이 되고 있는데 오대수가 모든 걸 잊어서 기뻐서 웃었다는 의견과 잊지 못해 허탈해하며 웃는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오대수가 마지막에 웃음을 짓는 것과 우는 것을 근거로 기억을 지우지 못했다는 해석도 있습니다. 이 엔딩 하나 때문에 1억 원을 들여서 뉴질랜드 로케이션을 했다고 합니다. 감독의 말로는 뉴질랜드 설원의 바람소리를 들려주고 싶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우여곡절이 많았는데 항공사가 촬영 장비와 의상을 실은 짐들을 분실하는 바람에 현지에서 급히 스태프와 장비를 구하고 의상까지 만들어 겨우겨우 찍어낸 장면이 바로 이 엔딩입니다.
한편 코멘터리에서 박찬욱 감독의 말로는 최민식은 오대수가 미도가 자기 딸이라는 기억이 남아 있다는 것을 전제하고 연기했다고 합니다. 엔딩 직전 최면 장면에서도 창문에 비치는 무표정의 몬스터와 그를 바라보고 웃고 있는 오대수 중 뒤돌아 나가는 건 비밀을 모르는 오대수이고 남아있는 건 비밀을 알고 있는 창문 속 몬스터로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감독 본인은 이우진의 부탁 장면을 삭제하는 등 열린 결말을 생각했다고 합니다.
여담으로 오대수가 최면술사를 만나고 돌아오는 장면에 보이는 삽이 논란의 대상이 되었던 적이 있다. 주로 '오대수가 최면술사를 죽여서 묻었다'는 식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실은 이 삽은 촬영 장소에 눈이 너무 많이 쌓여 의자에 앉을 수가 없어서 최민식이 삽을 가지고 와서 파낸 것이다. 메이킹 필름을 보면 최민식이 의자를 설치하려고 부지런히 삽질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아마도 삽을 실수로 멀지 않은 장소에 놔둬서 엔딩에 잡힌 것으로 보입니다.
3. 원작과의 차이점
주인공이 영문도 모른 채 사설 감방에 갇혀 15년을 보낸다는 사건의 발단과 15년 동안 자신이 먹던 중국요리를 배달한 중국집을 찾아 자신이 갇혀있던 곳을 찾아내는 장면과, 그곳이 엘리베이터에서 7, 8층 버튼을 동시에 눌러야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이라는 설정, 그리고 최면이 활용된다는 점, 범인이 동창생이라는 점 등 전개과정에서는 원작의 내용을 그대로 가져왔습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문제인 '왜 가두었는가' 그리고 '가둔 이유를 어떻게 알아내는가'는 완전히 다르게 설정했습니다. 오히려 박찬욱은 화장실에서 '누군가를 고통주기 위해서였으면 평생을 가뒀을 텐데, 굳이 십여 년을 가둔 것은 성장에 이유가 있지 않겠는가'란 생각을 하면서 아이디어를 구상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