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줄거리 및 소개
한국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고발하고 인턴십 제도의 그늘 속에서 한 청춘의 비극적인 이야기를 다룬 영화입니다. 이 작품은 신예 감독 정주리가 연출을 맡았습니다. 제목 그대로 주인공 소희(김시은)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펼쳐집니다. 영화는 두 개의 장면으로 나누어져서 진행됩니다. 첫 번째는 소희의 시점, 두 번째는 형사 유진(배두나)의 시점에서 사건이 진행됩니다.
소희는 춤을 좋아하고 친구들과 어울리기를 즐기는 활발하고 평범한 고등학생입니다. 특성화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그녀는 졸업을 앞두고 기업 콜센터로 현장실습을 나가게 됩니다. 처음에는 낯선 환경 속에서도 열심히 일하며 적응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러나 콜센터의 비인간적인 노동 환경과 실적 압박은 소희를 점점 힘들게 만듭니다. 실적을 채우기 위해 고객들에게 불필요한 상품을 강매해야 하는 상황과 관리자의 냉혹한 태도는 소희의 자존감을 무너뜨립니다. 여기에 회사와 학교 모두 소희의 고통을 외면합니다. 그녀는 점차 외롭게 고립되어 가며 감정적으로 큰 혼란을 겪게 됩니다.
결국 소희는 감당할 수 없는 스트레스와 절망감 속에서 비극적인 선택을 하게 됩니다. 그녀의 갑작스러운 죽음은 모두를 놀라게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사와 학교는 여전히 무책임한 태도를 유지하며 문제를 덮으려 합니다.
영화의 두 번째 장은 형사 유진이 소희의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유진은 소희가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이해하기 위해 그녀의 주변을 탐색하며, 학교와 회사, 그리고 시스템의 문제를 하나씩 조사합니다. 유진은 소희의 죽음이 단순히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구조적인 문제에서 비롯된 것임을 깨닫게 됩니다. 그녀는 소희와 같은 피해자가 계속해서 반복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문제를 멈추기 위해 노력합니다. 그러나 구조적인 문제는 쉽게 바뀌지 않습니다.
'다음 소희'는 소희와 유진의 이야기를 통해서 사회적 약자들에게 가해지는 무관심과 잔혹함을 비판합니다. 청소년 인턴십 제도 문제점과 희생되는 청소년들에 대해서 알려주고 있습니다. 소희와 유진의 이야기는 많은 관객들에게 사회적 책임과 공감의 중요성을 생각하게 만들었습니다.
2. 등장인물
1) 김소희 (김시은)
완주생명과학고등학교 3학년 학생입니다. 대기업이라는 한국통신 S플러스콜센터로 현장실습을 나가게 된 고등학생입니다. 춤추는 것을 좋아하는 평범한 고등학생이었고 현장실습을 나가기 전까지 밝고 활기차게 살아가고 있었지만 회사에서 부조리를 보고도 무시해야 하고 자존감을 잃어가면서까지 실적을 쌓았음에도 불구하고 현장 실습생이라는 이유만으로 정당한 급여를 받지 못하는 부당 대우로 인해 자해까지 할 정도로 정신적으로 벼랑 끝까지 몰립니다. 결국 저수지에 스스로 몸을 던져 목숨을 끊습니다.
2) 오유진 (배두나)
전북전주경찰서 형사 2 팀장입니다. 사건을 파헤치는 냉철하고 소신 있는 형사입니다. 소희와는 연습실에서 잠깐 스쳐가듯이 만난 인연이었지만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면서 소희가 겪었을 아픔에 공감하게 됩니다. 그리고 소희를 벼랑 끝까지 내몬 사회와 제도, 현실에 분노합니다.
3) 이준호 (심희섭)
한국통신 S플러스 고객센터 팀장입니다. 실적으로 소희에게 압박을 주었지만 현실적인 선에서 소희를 지켜줬던 팀장입니다. 하지만 결국 스트레스와 우울증으로 인한 정신 붕괴로 내부고발을 유서로 남기고 차 안에서 번개탄을 피워 자살합니다. 실제 피해자가 일하던 콜센터 팀장을 모티브로 했다고 합니다.
4) 고준희 (정회린)
소희의 친구입니다. 학교를 자퇴하고 BJ로 일하고 있습니다. 먹방 라이브를 몇 번 진행하다가, 악플로 인해 알코올 중독으로 빠지게 되고 정신적인 고통을 받습니다.
5) 박태준 (강현오)
소희의 학교 선배이자 남자 친구입니다. 소희와 함께 춤추는 걸 좋아합니다. 공장에 취업해 일하고 있었으나, 선배들의 갑질로 머리를 밀리는 등의 수모를 당하다가 결국 택배 상하차 및 배달부로 좌천됩니다. 소희가 마지막으로 전화를 걸었을 때 하필 바빠서 제대로 받지도 못했으며, 후반부에서야 겨우 오유진과 만나 소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던 인물입니다.
3. 여담
2022년 1~2월 한 달 약간 넘는 기간에 촬영을 끝내는 등 빠듯하게 작업한 영화라서 원래 칸 영화제 출품은 생각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러나 배두나의 조언으로 출품했는데, 한국 영화 최초로 국제비평가주간 폐막작으로 입성하는 쾌거를 이뤄냈습니다. 그래서 칸 상영본은 미완성 편집본이었고, 추가 후반 작업을 진행해 부산국제영화제 공개한 뒤 개봉했습니다.
김시은은 1~2월에도 현장에서 슬리퍼만 신고 있어서, 배두나는 매소드 연기라고 놀렸다고 합니다. 정작 김시은은 신발을 신고 벗고 하는데 귀찮아서 그랬다고 대답했습니다. 아이유가 이 영화를 추천하는 글을 올려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모티브가 된 사건처럼 전주를 배경으로 찍었습니다. 절반 이상 회차가 전주시에서 촬영되었다고 합니다.
'다음 소희'란 제목은 감독이 직접 지었습니다.